



8월 나눔레터W는 중구노인복지관에서 스마트폰 초급반부터 영상제작반까지 섭렵하고
신문기자, 유튜버, 노인 일자리 홍보전문가로 활동 중이신
77세 프로N잡러 ‘할매기자영자’ 님을 만났습니다.
나이는 숫자! 바야흐로 인생의 전성시대를 살고 계신 ‘박영자 어르신’의 일상, 다함께 들어 볼까요?
►낡은 폴더폰을 버리고 스마트한 인생의 출발
7년 전 70세를 기념하여 떠난 인도 여행에서, 함께 여행을 간 일행들이 저녁 시간 에 모여 앉아 스마트폰 속의 사진을 편집하는 것을 본 영자 어르신은 새로운 문화 충격의 시간이었습니다. 귀국하자마자 사용하던 폴더폰을 버리고 스마트폰을 당장 구입 했습니다. 30년 경력의 베테랑 사진작가였던 어르신은, 신문물로 접한 스마트폰은 가히 신통 방통한 것이었습니다. 휴대폰으로 간단히 사진을 편집하는 기술을 배워두면 젊은 시절의 경험도 살리고 더 많은 활동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번뜩 드셨던거지요. 그런데 우리의 흔한 생각으로는 70세라는 나이에 마음먹기 쉽지 않아 보이는 일 같 은데 말이지요? 어르신은 중구노인복지관의 스마트폰 초급반을 등록하고 중급반을 거쳐 지금까지 5년 동안 영상제작반까지 마스터했습니다. 점점 영상을 만드는 일에 익숙해지며 매력이 날로 쌓여져 갔습니다. 그래서 시장이든, 골목이든, 어느 곳에서든지 스마트폰 하나면 되었지요.

► ‘할매기자 영자’ 유튜버
2018년 “할매기자 영자”로 유튜브 채널을 개설하고, 영상편집 프로그램인 ‘키네마스터’를 배웠습니다. 물론 처음에는 망망대해 같은 유튜브 세상이었습니다. 비록 서툴 렀지만 하나부터 열까지 귀찮을 정도로 선생님을 따라다녔다고 합니다. 밤낮없이 연구하고 편집해서 채널에 올리며 시작을 했는데, 물론 구독자 수가 많지는 않지만 전체 영상 조회수가 8만을 넘어가고 있다는 사실.

►사라져가는 중구의 골목, 추억을 기록하다!
2020년 대구과학대학교 평생교육원 ‘1인 크리에이터’ 과정으로 프리미어를 활용한 컴퓨터 영상 편집을 배우고 졸업 후 UCC공모전을 한다는 소식을 듣게 된 영자어르신. 그러나 영자 어르신은 중구 삼덕동에서 태어나 지금까지 77년을 살아온 중구 토박이입니다. 그런데 하룻밤 자고나면 역사가 담긴 골목이 재개발 때문에 하나씩 없어 지는 것이 몹시 안타까웠다고 합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사라져가는 골목을 찍기 위해서, 영상을 찍기 시작하셨다고 합니다. 물론 그것이 또한 그 골목과 함께 살아온 영자 어르신의 역사이기도 했으니까요.

‘젊은 사람들도 많은데 내가 되기야 하겠나?’ 했지만, UCC공모전은 코로나 시대를 보내며 어르신의 일상과 중구의 골목을 기억하며 영상작업을 하는 일상, 틈나면 나가서 찍고 다니는 ‘할매기자 영자’를 소개하는 영상으로 제작되었습니다. 그런데 뜻밖에도 자그마치 ‘대상’. 대상 수상으로 받은 상금 100만원은 이웃과 함께 기쁨을 나누고자 중구노인복지관에 바로 쾌척 후원을 하셨다는...
어떤 날은 미국에서도 댓글이 달리고, 예전에 내가 거기서 살았었는데 그 골목을 다시 보니 좋다는 의견도 오고, 가족의 추억을 간직 할 수 있는 영상이 생겨서 다행이라는 이야기도 전해 오는 등 많은 사람들의 응원과 관심을 받으니 삶 자체가 활기로 가득차게 되셨다는 박영자 어르신.
► 신문기자, 홍보 전문 활동가로서의 종횡무진
어느 날 ‘시니어매일’에서 기자 선발을 한다는 소식을 듣고, 사진작가의 경력을 살려 응시하셨습니다. 현재는 어르신의 다양한 특기를 살려 영상 전문기자로 활동하고 있고, 2019년에는 ‘올해의 기자상’도 받으셨답니다.
현재 영자 어르신은 중구노인복지관 사회서비스형 노인일자리 - 홍보 전문가사업단에서 활동하며 지역사회 내에 노인일자리 사업단을 찾아다니며 취재·홍보를 하고 있습니다. 노인들이 참여하는 일자리의 효과와 긍정적인 이미지를 만드는게 보람이 라는 어르신. 활동을 통해 무엇보다 어르신의 몸도 건강해지고, 동료들과 함께하는 사회적 관계도 생기고 무엇보다 이 나이에 ‘연봉 700’을 받는 능력 있는 할머니가 되었다며, 활동을 하면 할수록 최고의 노인일자리 전문가라는 자부심을 가지게 되셨죠.

“처음에는 단순히 중구에 대한 자료들을 더 널리 알리고 싶은 마음에 영상을 찍었는데, 많은 사람들이 응원과 격려를 해주고 칭찬을 해주니 눈이 뜨이고, 다리가 성하면 열심히 영상을 찍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요.”
“건강이 허락해 주는 한 할매기자영자로 활동하는 것이 제 바람입니다. 항상 열심히 살고 늘 행복하게 지내고 싶어요.”
앞으로도 더 많은 어르신들이 건강하고 활기찬 노후생활과 경제적 안정이 되도록 노인일자리를 열심히 취재하고 홍보하시겠다는 <할매기자 영자>.
사라져가는 내고향 중구의 골목을 기록하는 <유튜버 영자>.
오고 싶고 보고 싶은 중구노인복지관이 되도록 하는 1등 <홍보맨 영자>
나이는 숫자에 불과할 뿐! 열정이 있다면 누구나 제2의 인생을 멋지게 펼쳐나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신 할매기자 ‘박영자’ 어르신. 저희 나눔레터W도 힘차게 응원합니다.
[할매기자영자 유튜브 채널 바로가기] https://youtube.com/channel/UC9NXI0eVN8vPQU7vrJA4d5A
어르신께서 쓰신 코로나 시기의 긍정마인드가 잘 읽히는 ‘비우니 채워지더라’ 라는 시는 뉴스1에 보도되어 전국적으로 소개되고 네이버 실시간 검색어에도 링크되어 화려한 전성시대임을 증명하고 있습니다. 구독자님들께도 어려운 시기에 힐링 되실 수 있도록 공유합니다^^*
<비우니 채워지더라>
박 영 자
오늘은 갈치, 내일은 고등어.
설날 남긴 냉동실 나물 녹여 비빔밥 해 먹고, 떡국 떡 꺼내서 어묵 넣으면 문구점 떡볶이로 변신하고,
신 김치에 냉동 돼지고기 넣고 버터 한 스푼 넣어 푹 끓이면 오모가리 김치찌개 되고,
탕국 데워 밥 해동 시켜 말아 먹으니 제삿밥 먹는 것 같고,
보름찰밥 해동은 밥 하루 안 해도 되는 공짜 삶이 되고,
콩, 조, 밤 등은 영양밥으로 변신하고, 곶감, 유과, 약과는 심심풀이 간식 되고,
인절미 녹여서 콩가루 무치니 고소한 찰떡이 되고, 절편 녹여 프라이팬에 구우면 바삭한 맛이 일품이다.
꿀 찍어 먹어봐.
작년 가을 깊숙이 모셔둔 송이는 아들 오는 날 별식이 되고,
꽁꽁 언 불린 미역으로 쌀 뜨물 넣어 담백한 미역국도 끓이고,
제사 때 쓴 북어포는 무 빚어 넣고 계란 풀어 해장국 끓이고, 명란젓 얼린 것으로 계란찜도 하고,
새우젓 넣고 잘생긴 무에 쪽파 넣어 봄 깍두기 만들고,
묵은지 두어 번 씻어 찬밥에다 달래장 살짝 얹어 먹으면 입안에 봄이 한가득,
돌덩이 같은 시래기 꺼내어 멸치 육수에 콩가루 무쳐 국 끓이면(무도 한칼 넣고)
콩가루가 몽글몽글 입안으로 절로 넘어간다.
냉동실 발가벗고 나니 은행 갈 일 별로 없고 한 달 생활비가 고스란히 남아있어 부자 된 기분이다.
바깥나들이 안 하니 카드비 3분의 2가 줄고, 목욕탕 안가고 집에서 샤워만 하니 목욕비 줄고,
아침저녁으로 씻던 것 하루 한 번도 귀찮아서 안 하니 수도요금 줄고,
머리 자주 안 감으니 샴푸 린스 꼭지가 마르고,
손자 녀석 운동화 1주일에 한 번씩 씻는 것 한 달이 되어도 씻을 일 없고,
세수하면서 속옷과 가벼운 옷 주물러 빨면 세탁기 돌아갈 일 없고,
손자 녀석 학원 안 가니 학원비 나갈 일 없고,
어쩌다 운동 나가면 모자 눌러쓰고 마스크로 얼굴 가리고
거지같이 나가도 누가 날 알아볼 리도 없고 부끄럽지도 않다.
통닭이 먹고 싶으면 전국에서 시켜줘도 대구에서 집 턱 앞에 배달되는 세상이니
코로나만 아니면 좀 답답해서 그렇지 비우고 나니 얻는 것도 많음을 깨달았다.
혼자 즐기는 법도 배우고 각자 위생을 챙기면서 희망을 가지면 그 또한 지나갈 것이다.
인적이 드문 조용한 시간대에 나가서 햇볕 좀 쪼이고 가벼운 운동도 한다.
열려있는 꽃가게에서 작은 화분 몇 개 사서 오면 베란다 문을 열 때마다
천리향, 긴끼아나, 수선화, 히야신스 향기가 내 몸속으로 깊숙이 스며들어와 나를 행복하게 해준다.
보리 한 되 사와서 모아둔 플라스틱 통에 보리싹을 키우니 먹기도 하고 집안이 푸른 잔디밭이 되었다.
힘들다, 어렵다 하지 말고 즐기면서 사는 현명한 방법을 터득해서 우리 함께 위기를 잘 극복하자.